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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건축학개론> 첫사랑, 건축과 사랑의 은유적 비유, 음악과의 조화

by 치읓아닙니다토마토입니다 2024. 10.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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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의 순수함과 상처

 <건축학개론>에서 가장 중심적인 테마는 바로 첫사랑입니다. 누구에게나 첫사랑은 인생에서 잊지 못할 특별한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영화는 20대 초반의 풋풋한 첫사랑을 현실적으로 묘사하면서 그 순수함과 동시에 뒤따르는 상처를 섬세하게 그려냈습니다.

 

 영화는 서연(한가인/수지)과 승민(엄태웅/이제훈)의 시선을 교차하며 과거와 현재를 넘나듭니다. 15년 전, 건축학과 신입생이었던 승민은 우연히 교양 수업에서 서연을 만나 첫사랑의 감정에 빠지게 됩니다. 그들의 사랑은 조심스럽고 미숙하며, 아직 세상의 이치에 대해 잘 모르는 젊은이들이 느끼는 서툰 사랑입니다. 승민은 서연에게 다가가고 싶어 하지만, 소심하고 내성적인 성격 탓에 쉽게 고백하지 못합니다. 이러한 첫사랑의 모습은 관객들에게 누구나 한 번쯤 경험했을 그 시절의 설렘과 불안함을 떠올리게 합니다.

 

 하지만 첫사랑은 항상 아름답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승민과 서연의 관계는 결국 서로의 마음을 솔직하게 전하지 못한 채 끝나고, 그들은 각자의 길을 가게 됩니다. 영화는 첫사랑이 시간이 지나면서 어떻게 상처로 남는지, 그리고 그 상처가 다시 재회했을 때 어떻게 드러나는지를 묘사합니다. 서연과 승민이 다시 만났을 때, 그들 사이에는 과거의 상처가 남아 있고, 그 상처를 치유하지 못한 채 시간이 흘렀음을 보여줍니다. 이는 첫사랑이 단순히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는 것이 아니라, 성숙하지 못한 감정으로 인해 발생한 아픔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상기시켜 줍니다.

 

건축과 사랑의 은유적 연결

 영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건축학개론>은 건축을 사랑 이야기와 연결하는 상징적인 장치로 활용합니다. 건축이라는 주제는 단순한 배경을 넘어서 영화 속 인물들의 관계를 은유적으로 표현하는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건축학과 학생이었던 승민은 서연과 함께 그녀의 집을 설계하는 과제를 맡게 됩니다. 그들이 함께 설계하는 과정은 마치 그들의 관계를 구축해 나가는 과정과 같습니다. 설계도를 그리듯이 두 사람은 서로에게 조금씩 마음을 열고, 작은 대화와 함께 관계를 쌓아나갑니다. 건축은 그들이 처음으로 소통하고, 서로에게 마음을 열기 시작한 매개체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승민의 소극적인 태도와 서연의 복잡한 감정 때문에 그들의 관계는 완성되지 못한 건축물처럼 중간에 멈추게 됩니다.

 

 또한, 영화 후반부에서 서연이 승민에게 집을 다시 설계해 달라고 부탁하는 장면은 두 사람의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중요한 순간입니다. 집을 재건축한다는 것은 단순히 건물을 다시 짓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과거에 느꼈던 감정과 상처를 다시 마주하는 과정입니다. 건축은 결국 사랑의 은유로 작용하며, 미완성된 사랑을 다시 완성하려는 시도로 나타납니다. 이 과정에서 승민과 서연은 자신들의 과거를 다시 돌아보며, 그 당시 하지 못했던 말을 꺼내고, 서로에게 진심을 전하게 됩니다. 이를 통해 영화는 건축이 단순한 물리적 건축물이 아니라, 감정적 연결을 상징하는 중요한 요소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음악과의 조화

 <건축학개론>은 시각적 연출과 음악을 통해 감정의 깊이를 더하고, 영화의 분위기를 한층 풍부하게 만듭니다. 특히, 영화의 미장센은 두 시간대를 명확하게 대비시키면서 과거의 순수함과 현재의 복잡한 감정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과거의 장면들은 따뜻한 색감과 자연스러운 조명으로 표현되어 첫사랑의 설렘과 순수함을 강조합니다. 대학 캠퍼스, 바닷가, 그리고 승민과 서연이 함께 설계를 논의하던 장면들은 모두 노스탤지어를 불러일으키는 따뜻한 분위기로 그려집니다. 반면, 현재의 장면들은 차가운 톤의 색감과 정제된 미장센으로 표현되어, 성인이 된 후의 복잡한 감정과 상처를 더욱 돋보이게 합니다. 이러한 시각적 대비는 두 인물의 감정 변화를 시각적으로도 느낄 수 있게 해주며, 과거와 현재의 감정적 차이를 강조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또한, 영화의 음악은 이 감각적인 미장센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있습니다. 조용하고 서정적인 음악은 첫사랑의 아련함을 더욱 부각시키며, 주요 장면에서 감정의 깊이를 더합니다. 특히, 영화의 주요 테마곡은 서정적인 멜로디와 함께 첫사랑의 감정을 더욱 고조시킵니다. 음악은 영화의 분위기를 형성하는 데 큰 역할을 하며, 그 자체로 하나의 캐릭터처럼 영화의 감정선을 이끌어 갑니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은 서연과 승민의 재회를 상징적으로 마무리하며, 그들이 과거를 넘어서 현재의 감정을 마주하게 되는 순간을 극적으로 표현합니다. 음악과 시각적 연출이 결합된 장면은 관객들에게 강렬한 여운을 남기며, 첫사랑에 대한 아련한 감정을 더욱 깊이 전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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